헬렌 Helene이 남긴 아름다움 | 김혁 | 2024-10-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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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Helene이 남긴 아름다움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가지고 있는 것이 턱 없이 모자랄 때 사용합니다. 주일 아침 9시경 전기가 들어온 저는 3일이나 더 전기, 인터넷 없이 보낸 분들에 비하면 내 세울 정도의 불편은 아닙니다. 더욱이 글을 쓰고 있는 금요일 아침까지 우리 교회를 포함한 그린빌 지역의 상당수에는 전기가 없습니다. 거리를 운전하다 보니 아주 심각한 피해현장을 보게 됩니다. 특히 인명 피해가 있는 분들이 있으니 모든 것에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지난 금요일 아침부터 시작된 허리케인 ‘Helene’이 남기고 간 유쾌하지 않는 선물들을 고스란히 받았습니다. 우리들 중에는 이웃집 나무가 넘어지면서 집의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불편함을 경험했습니다. 먼저 ‘먹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인터넷과 와이 파이 없는 세상은 “이제 우리 무엇 하지!”라는 무료함이 슬며시 우리 삶 속으로 다가왔습니다. 물이 공급 안 된 분들은 ‘씻는 것’과 ‘세탁’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셀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학생들과 청년들은 정말로 큰 충격으로 다가 왔을 것입니다. 전기가 없는 첫날 저녁, 암흑 가운데서 맞이하니 불편함이 극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를 지나고 나니 이것도 ‘익숙함’이란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언젠가 방송에서 아주 폐허가 된 홍수 지역에 빨간 꽃 하나가 피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곳에도 생명이 자라더군요. 이것이 소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도움의 손길들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예기치 못한 현장에서 우리 성도들이 서로의 아픔과 불편함을 챙기고 전화로 격려하고 대면하는 모습은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전기가 복구되지 않아 언제 될지 모르니 빨래가 걱정 된다고 연락처를 불어오는 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주일 예배는 큰 감동과 울림이었습니다. 헵시바(여전도회)가 중심이 되고, 조금 먼저 전기가 들어온 분들과 가스스토브가 있는 분들이 음식을 한 가지씩 가져왔고, 뜨거운 라면 물을 끓여 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멀리 애틀랜타에서 라면을 공수해 오는 등 모든 수고들이 모여서 이룬 주일이었습니다. 비록 그날에 전기는 없었지만, 마치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마음 모아 드린 예배는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였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이와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말씀대로 살아내는 것이 처음에는 불편함이 있지만 곧 익숙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서로의 격려와 기도 그리고 섬김이 더하고 어울려지면 믿음의 진보가 더 많아지고 아름다운 공동체 교회로서 풍성한 감사와 기쁨이 있게 될 것입니다. 점점 일상을 회복하는 아름다운 가을에 ‘마음’과 ‘영’과 ‘몸’을 담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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